갈릴리의 타브가(Tabgha)라는 지역에는 두 개의 교회가 있습니다. 하나는 흔히들 '베드로 수위권 교회'라고 부르는 Mensa Christi이고, 다른 하나는 '오병이어 기적교회' Church of the Multiplication of the Loaves and Fishes 입니다. 타브가라는 말은 '일곱개의 샘들'이라는 아랍말인데, 이런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이 지역을 초대교회 때부터 그리스어로 '헵타 페곤' ἑπτά πηγῶν 이라고 부른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Multiplication1-2

오병이어 기적교회는 매우 현대에 봉헌된 교회입니다. 1982년에 완공이 되고 봉헌예배를 드렸거든요. 그러나 초대교회의 교인들이 오병이어 기적 교회를 찾아 순례한 기록은 이미 380CE부터 있었으니 이 자리에 얼마나 오랜동안 예수님의 기적을 기념하는 교회가 서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개신교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카톨릭 교인들은 좀 들었을 법한 베네딕토 수도회에서 이 교회의 터를 1888년에 사들였습니다. 고고학 발굴 초기 고고학자들을 경제적으로 후원하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돈벌이를 위해서 투자한 갑부들도 있었겠지만, 더 많은 경우는 초대교회의 흔적을 찾아 그 곳에 기념하는 교회를 재건하기 위한 카톨릭 교회의 후원이 있었습니다. 개신교인으로서는 참 아쉬운 대목이지요(성지순례하는 곳에는 왜 개신교가 없는가? 참조).

Multiplication 2

이스라엘에 사는 저나 성지순례에 오시는 순례객들이 무심코 밟으며 지나가는 이 교회의 바닥 모자이크들이 480CE의 것이라고 하면 다들 꽤나 놀라겠지요? 정말로 이 교회의 바닥 모자이크는 부분적으로 수리되고 있기는 하지만, 480CE에 교회가 확장되면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모자이크는 광주리에 빵이 담겨있고 그 옆에 물고기가 있는 모자이크입니다. 기독교 서점이나 선물 용품점에서 한번쯤은 보셨을 그 모자이크 말입니다.

Multiplication 4

현재 갈릴리에는 4개의 항구가 있어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용도와 고기잡이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예수님 시대에는 사람들이 방파제를 쌓아서 만든 15개의 인공항구1개 이상의 자연항구가 있었습니다. 약 16개의 항구 주변에는 사람들이 마을 이루고 살기 마련인데, 학자들마다 추정하는 인구의 수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갈릴리 호수 주변에는 약 12,0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았다고 하는군요. 예수님 당시 갈릴리 지역에서 가장 일반적인 직업은 어부였으니, 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어업에 종사하거나, 어럽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였다고 추측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같습니다.

Multiplication 3

그런데, 오병이어의 기적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수님께서 먹이신 남자의 수가 5,000명입니다. 남자의 수만 세어졌으니 여자와 아이들이 몇명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남자의 수만하거나, 그보다 좀 적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대충 한 8,000명 정도가 예수님의 오병이어 기적을 경험한 갈릴리 사람이라고 짐작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당시에 약 12,000명의 사람들이 갈릴리 호수 주변에 살았고, 저녁이 되어서 식사를 할 즈음이 이 기적의 배경이었으니 밥하러 간 여인들, 일몰전에 고기들이 모일 때에 일하러 간 어부들, 정말 배고파서 참을 수 없어 집에 돌아간 사람들까지 셈하여서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좀 과장을 하자면 갈릴리 호수 주변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기적을 경험하였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보면, 예수님의 기적이 사람들을 모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오병이어의 기적은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일어난 기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그러고보면 모이는 곳에 기적이 있게 마련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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