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가난하고 (עני), 궁핍한 사람들 (אביון)이 짝을 이루어서 15번 나옵니다 (신 24:14; 렘 22:16; 겔 16:49; 18:12; 22:29; 시 35:10; 37:14; 40:18; 70:6; 74:21; 86:1; 109:16,22; 욥 24:14; 잠: 31:9). 우리 말로 이해하지면, 가난한 것과 궁핍한 것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가난하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여 몸과 마음이 괴로운 상태에 있다.

궁핍하다: 몹시 가난하다

 

그러나 성경은 "가난"과 "궁핍"의 의미를 분명하게 나누고 있는데요.

1. "가난하다"라는 말 "아니" עני는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넉넉한 재산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살 수 밖에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편적인 의미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가난"을 이해하면 됩니다. 또 다른 의미는 "겸손하다"라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 제시한 15번의 예에서는 "겸손하다"라는 말과는 관계가 없지만, 마태복음 5장의 산상수훈에서 예수님께 말씀하신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이해할 때에는 "가난하다"라는 히브리어 עני가 "겸손하다"라는 말로도 사용된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2. "궁핍하다"라고 번역된 "에비욘" אביון은 영어로 needy라고 번역되는데, 그러다보니, עני와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말의 보다 정확한 의미를 찾으려면 우가릿어 'bynt를 이해하면 좋습니다. 이 뜻은 "끔찍하다" misery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그저 끔찍하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억압당하는 처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두개의 말은 같은 말(동의어)이나, 비슷한 말(유의어)가 아니라, 분명하게 구별되는 말이고,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에 눈감아서는 안될 일인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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