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배 목사님께서 물어보신 문제입니다. 함께 나누면 재미있을 것같아서 올려봅니다.

이스라엘의 남자 아이들은 태어난 이후 팔일 만에 할례를 받아야했습니다. 그렇다면, 광주리에 띄워 버려졌을 모세는 할례를 받고 버려졌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성경에 정확하게 이렇다 저렇다하고 설명했다면 좋겠지만, 성경이 좀 모호하게 표현합니다.

 

할례를 받았다(1)

모세가 이집트 사람에 의해서 할례를 받았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대 이집트에서도 할례가 행하여졌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제6왕조 (2345-2181 BCE)때의 묘지에 새겨진 부조에 할례를 하는 이집트 사람의 모습이 남아있고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할례의 역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제6왕조 (2345-2181 BCE)때의 묘지에 새겨진 부조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기원전 5세기의 기록에 이집트인들이 위생의 문제로 할례를 했다고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벽화에 그려진 부조에 나타난 사람의 덩치로 보아서,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아기 때에 할례를 한 것은 아닌 것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세가 성년이 되어서 이집트 전통에 따라서 할례를 받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할례를 받았다(2)

또하나의  추측은 모세가 석달이나 부모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출 2:2) 모세가 태어난지 팔일 만에 할례를 받았을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집트 사람들 사이에서도 할례가 전통이었기 때문에 모세가 할례를 일찍 받은들 장성한 후에도 할례의 흔적 때문에 이집트인들과는 다른 신체적인 특징으로 차별을 받을 일이 없었을 겁니다. 이와 같은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의 딸이 나일 강에서 모세를 만났을 때에 곧바로 그 아기가 "히브리 사람"의 아기라는 것을 알아 보았다는 겁니다. 어떻게 단번에 알아보았을까요? 이집트 사람과는 다르게 모세는 벌써 할례를 했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 4:24-26

출 4:24-26은 매우 아리송한 본문입니다. 이 본문을 잘 읽어보면 할례를 받은 것은 모세가 아니라 모세의 아들입니다. 모세에게 두 아들 게르솜과 엘리에셀이 있었는데 그 둘중에 하나에게 할례를 행한 것입니다 (포러는 장자인 게르솜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모호한 본문을 LXX에서는 "내 아이의 할례의 피가 (피의 출혈이) 멈추었다."라고 번역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의 바로의 장자를 죽일 계획을 말씁하셨는데, 이스라엘의 장자들은 모세의 아들의 할례의 피흘림으로 그 죽음을 면하게 되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출 4:24-26의 본문은 모세의 할례가 아니라 모세의 아들의 할례를 뜻하는 것입니다.

 

랍비들의 이해

유대문학 탄후마랍비 나탄의 아봇이라는 책에서는 모세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할례를 받은 채로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출애굽기 랍바라쉬는 출 4:24-26에서 하나님의 천사가 모세를 죽이려고 한 이유는 모세가 할례에 대해서 무관심했고 그의 아들을 할례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상의 설명으로 미루어 보아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 살면서도 할례를 행하였을 것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관습이면서 더운 지방(아프리카와 중동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아주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파라오가 히브리인들의 아기들을 죽이라고 명령할 때에도 이스라엘의 아기들은 할례를 받았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성경에 나오지 않고 추론할 만한 자료들을 만나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신앙으로는 그래도 할례를 행하였을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