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시(Poetry)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함께 신대원에서 공부하셨던 전도사님께서 부탁하셨어요. 시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시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고 말이지요. 제가 강의를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가장 일반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구약 성서에 나오는 시들을 한개씩 읽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길지 않게 말이지요.

 

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시편일 겁니다. 하지만, 성서 안에는 시편에서 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에도 시(노래)들이 있습니다. 우리말 성경에서는 이 부분을 알기 쉽게 안쪽으로 들여 쓰기를 하여서 '이 부분은 노래(시)입니다'라고 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대표적인 것 하나를 예로 들어서 보자면, 미리암의 노래인데요, 출애굽기 15장에 나오는 이 부분을 여러분의 성경책으로 보셔도 21절에서 안으로 들여쓰기가 되어 있는 것을 한 눈에 확인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들여 쓰기를 한 것은 그냥 한국어 성경 편집자가 편의상 보기 좋게 해 놓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히브리어 성경에서 이 부분을 시(노래)로 표기했기 때문에 그 전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MiriamSong

 

이렇게 노래(시)가 분명한 것은 금방 알아챌 수 있지만, 라는 것이 리듬과 운율을 가지고 있는 글이라고 한다면, 단번에 알아 볼 수 있는 시(노래)뿐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들의 서술부분 (Narrative) 에도 운율과 리듬이 있다는 것이 히브리어 성서의 특징입니다. 이야기들에서 생기는 리듬과 운율은 번역된 성경에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이것은 히브리어 성경을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것이지요.

너무 깊게 들어가면 오히려 성경을 어렵게 생각할 것같아서, 일단 눈에 확연하게 드러나는 시(노래) 부분만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이것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대표적인 것들을 하면서 맛뵈기만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시(Biblical Poetry)를 전공하는 분을 알게 되면 더 자세한 내용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이야기 가운데에 갑자기 노래(시)가 있는가?


 

처음은 왜 이야기(내러티브) 가운데 갑자기 노래들이 있는가의 문제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성서의 저자들은 조선시대의 사관처럼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그 옆자리에 앉아서 그 사건을 기록하던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이미 벌어진 사건(과거)을 성서 기록자가 살던 당대의 사람들에게 왜 그런 일이 있었고, 그 사건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신앙적인 교훈은 무엇인가?를 설명해 주기 위해서 성서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므로 그 역사적인 사건 fact 은 객관적일 지라도 과거에 있었던 사건들을 수집하여 기록한 사람은 분명히 의도를 가지고 사건의 배열이나 과거의 내용을 취사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노래)의 부분은 특별하게 역사적인 사건과 성서 편집자의 의도를 아주 의미있게 엮어 내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성서에서 시(노래)로 된 부분은 성서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본문이라고들 추론합니다. 그 오래된 시(노래)를 굳이 성서의 편집자가 인용하였거나, 그것을 받아들인 이유가 있을 거라는 거지요. 그리고 그 이유가 바로 성서 편집자의 역사관이라는 것입니다. 미디안과의 전쟁이라고 하면서 곧바로 사사 기드온과 300명의 용사(Heroes)가 떠오르듯이 시(노래)는 성서의 이야기의 심볼(Symbol)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나 온김에 미리암의 노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업로드를 기다려주세요^^)

 
Joseph, Alison Lori. “The Portrait of the Kings and the Historiographical Poetics of the Deuteronomistic Historian.” Ph.D diss.,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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