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암의 노래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 짧아서요. 계속 짧은 것 위주로 한번 찾아 볼랍니다.

미리암의 노래는 출애굽기 15:21에 나오는데, 제의에서 부르던 노래가 아니라, 전쟁을 마치고 승리한 사람들이 부르는 승전가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고대 이스라엘의 전쟁이 하나님이 싸우시는 전쟁이라는 의미에서는 이것을 승리 후 하나님께 드리는 제의의 노래로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성경에서는 이런 류의 노래를 반드시 제의와 연관시키지는 않습니다 (창 31:27; 사 5:12; 24:18; 욥 21:12). 자, 그럼 노래를 한번 볼까요(출 15:21)? 깊게 들어가지 않고, 리듬과 운율을 중심으로 슬쩍 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이 히브리어나 시(노래)에 대해서 초보라는 가정 아래에서 쉽게 말해봅니다.

 

וַתַּ֥עַן לָהֶ֖ם מִרְיָ֑ם


שִׁ֤ירוּ לַֽיהוָה֙ כִּֽי־גָאֹ֣ה גָּאָ֔ה 


ס֥וּס וְרֹכְב֖וֹ רָמָ֥ה בַיָּֽם׃ 


 

재미있는 것은 미리암의 노래라고 해서 우리말 성경에서는 들여쓰기가 되어 있지만, 정작 히브리어 성경에는 이것이 노래처럼 기록되어 있지 않고, 그냥 이야기 Narrative 안에서 쓰여있는 (간접화법 형식의) 서술문 처럼 되어 있다는 겁니다. 바로 전에도 설명했지만, 서술문에도 리듬과 운율이 있어서 시(노래)처럼 보인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가 될 수 있네요. 위의 히브리어 미리암의 노래에서 검은 색 부분 (15:21a)은 "미리암이 그들에게 노래(화답)하였다."고 해석합니다. 일단 시(노래)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럼 붉은 색부분인 15:21b를 볼까요?

 

쉬루 라아도나이 키-가오 가아

수스 베로크보 라마 바얌 

 

한국 말로 미리암의 노래를 읽으면 위에 음역해 놓은 것처럼 읽습니다. 요렇게 읽는 것을 양식비평을 하는 사람들은 2X2의 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럼 아래 처럼 띄어 읽으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2X2의 리듬은 매우 흥겹고 빠른 이미지를 주지요. 한국어 성경으로 읽어서는 뭐 아무런 흥겨움이나 이미지를 못 느끼지만 말입니다.

 

쉬루 라아도나이   키-가오 가아

수스 베로크보      라마  바얌 

 

을 보면, 처음 시작하는 소리가 모두 'ㅅ'인 것보이시지요? 벌써부터 운율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1연의 쉬루 라도나이라는 말은 모두 'ㄹ'이라는 굴러가는 소리가 사용되어서 부르럽게 이어집니다. 그리고 1연의 두번째 묶음 단어이 키-가오 가아'ㅏ'소리가 반복되어 나와서 다시 운율을 이루고요.

2연에서도 닫히는 소리의 받침(ㅁ,ㅂ)을 사용하지 않고 첫 번째 묶음 수스 베로크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라마 바얌도 1연에서 대구를 이루듯이 'ㅏ'소리가 반복됩니다. 게다가 마지막은 'ㅁ'이라는 폐음이 사용되었지요.

이렇게 리듬과 운율을 따라서 읽다보면, 히브리어가 마치 우리나라의 시조처럼 정형적이라는 것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히브리어 시(노래)가 대부분 정형적이다라고 말한다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90%이상은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어디까지나 양식비평에 근거한 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이런 정형적인 문법에서 일탈하면서 노래 속에 강조점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시편 23편을 가지고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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