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눔호텝 2세의 무덤벽화 - 아브라함은 어떤 옷을 입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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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글자가 일반화 되기 이전까지 그림은 글자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글자 발명된 이후에도 그림은 글자와 같은 정보 전달의 주요한 매개체였고, 그림이 담고 있는 정보는 글자가 전달하는 정보보다 훨씬더 시각적으로 구체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 사람의 외모를 표현할 때, 글자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림은 한 사람의 외모를 서술하는 몇십 문장보다도 휠씬 효과적으로 그 사람의 외모를 묘사하지요. 그래서였을까요?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사람들은 글과 그림을 거의 함께 병행하여 기록하였습니다. 특별히 이집트 사람들은 글과 함께 그 상황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표현하는데 탁월했습니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이 남겨놓은 그림 유산은 구약 성경에서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는 배경 정보들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단서들을 남겨 놓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이 사진은 2013년 미국에서 방영되었던 미니시리즈 “성경” The Bible 의 한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기 위해서 모리아 땅의 한 산으로 올라가고 있는데요. 이 장면은 창세기 22장을 바탕으로 참 잘 묘사했습니다 (참조. YOUTUBE에서 “The Bible 더바이블”로 검색하시면 한글 자막으로 이 미니시리즈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의 제작자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부분 중의 하나는 당시 사람들이 입는 옷을 재구성하는 것일 겁니다. 성경에는 아브라함과 당시 가나안 땅에 살던 사람들이 어떤 형태의 옷을 입었는지를 설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사극이나 고대물 영화를 만들 때에 의상 감독들이 당대의 의상을 재구성하기 위해서 참 많은 자료들을 참조하고 의복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자문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학자들은 책이나 병풍, 족자, 묘실의 벽화 등 남아있는 그림들을 바탕으로해서 고대의 의상들을 재구성 해내지요. 그런데 구약 성경에는 어떤 그림도 없으며 이스라엘 사람들은 종교적인 율법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형상들을 제대로 남겨 놓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시대의 옷을 재구성할 때에는 베두인이라 불리는 유목민들의 전통의상을 밑그림 삼아 로마 사람들의 옷을 참조하고, 로마에 남겨 있는 벽화나 그림들로 색을 입혀 옷을 재구성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시대보다도 대략 2,000년 전의 아브라함 시대의 옷은 도대체 어떻게 복원할 수 있단 말인가요?
감사하게도 이집트 나일강 중류의 베니 하산(Beni Hasaan)이라는 곳의 묘지 구역에서 아브라함 시대에 가나안 지역에서 온 사람들 (이집트 사람들의 눈에는 가나안 사람들과 아브라함이 차이가 없었음)을 묘사해 놓은 벽화가 발견되었습니다. 베니 하산의 묘지 구역에는 아브라함이 사라와 함께 이집트로 내려갔던 시기 즈음의 파라오 세누스레트 2세(Senusret II: 통치 1897–1878 BCE) 때 네게브 지역과 사막의 동쪽의 방대한 지역을 관리하던 지방 행정 장관 크눔호텝 2세 (Khnumhotep II) 의 묘실(BH3: Beni Hasan tomb no.3)이 있습니다. 묘실의 넓은 방은 크눔호텝 2세의 치적들과 그가 얼마나 이집트에서 유력한 사람인지를 장황하게 글과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아무(Aamu)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행렬의 그림입니다. 이 행렬에는 이집트 사람들과는 복장도 다르고 머리 모양도 완전히 다른 일곱명의 남자와 네 명의 여자, 그리고 3명의 어린이들이 당나귀 두마리와 바위 염소(Gazelle)두 마리가 있습니다. 이 행렬 맨 앞에는 이들을 크눔호텝 2세에게로 데리고 가는 이집트 관리 두 명이 있어서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이 분명하게 대조되어 있습니다. 그 위로는 이집트 상형문자로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아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마다 조금씩 의견이 다르지만, 모든 의견들을 종합해 보건데 요단 강너머 모압과 암몬 지역을 포함하여 가나안을 비롯한 지중해 동편 시리아에 이르기까지의 해안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벽화에는 친절하게도 아무들을 이끌고 온 지도자의 이름이 쓰여 있는데, 그 이름은 “아비샤리에(아비샤르)”라는 전형적인 셈어족(히브리어가 셈족 언어임)의 이름입니다. 그러니 아브라함을 포함하여 가나안 지역을 기준으로 위 아래의 방대한 지역에 살던 셈족들이 아무들이 되겠네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입은 옷을 보면, 모두가 한쪽 어깨가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옷에 새겨진 문양도 기하학적이고 화려하지요. 이런 옷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의 일상적인 옷의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럼 크눔호텝 2세의 묘실 벽화를 근거로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나안에 살던 아브라함의 머리 모양은 이집트 사람과는 달리 턱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둥글게 깎았으며,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받아서 한쪽 어깨가 드러난 긴 옷을 입었다.”
자, 그렇다면, 미니시리즈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이삭의 옷은 고고학의 고증에 근거하자면, 시대를 제대로 반영한 옷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예를 들어 볼까요? 이 사진은 2013년 미국에서 방영되었던 미니시리즈 “성경” The Bible 의 한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기 위해서 모리아 땅의 한 산으로 올라가고 있는데요. 이 장면은 창세기 22장을 바탕으로 참 잘 묘사했습니다 (참조. YOUTUBE에서 “The Bible 더바이블”로 검색하시면 한글 자막으로 이 미니시리즈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의 제작자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부분 중의 하나는 당시 사람들이 입는 옷을 재구성하는 것일 겁니다. 성경에는 아브라함과 당시 가나안 땅에 살던 사람들이 어떤 형태의 옷을 입었는지를 설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사극이나 고대물 영화를 만들 때에 의상 감독들이 당대의 의상을 재구성하기 위해서 참 많은 자료들을 참조하고 의복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자문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학자들은 책이나 병풍, 족자, 묘실의 벽화 등 남아있는 그림들을 바탕으로해서 고대의 의상들을 재구성 해내지요. 그런데 구약 성경에는 어떤 그림도 없으며 이스라엘 사람들은 종교적인 율법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형상들을 제대로 남겨 놓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시대의 옷을 재구성할 때에는 베두인이라 불리는 유목민들의 전통의상을 밑그림 삼아 로마 사람들의 옷을 참조하고, 로마에 남겨 있는 벽화나 그림들로 색을 입혀 옷을 재구성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시대보다도 대략 2,000년 전의 아브라함 시대의 옷은 도대체 어떻게 복원할 수 있단 말인가요?
감사하게도 이집트 나일강 중류의 베니 하산(Beni Hasaan)이라는 곳의 묘지 구역에서 아브라함 시대에 가나안 지역에서 온 사람들 (이집트 사람들의 눈에는 가나안 사람들과 아브라함이 차이가 없었음)을 묘사해 놓은 벽화가 발견되었습니다. 베니 하산의 묘지 구역에는 아브라함이 사라와 함께 이집트로 내려갔던 시기 즈음의 파라오 세누스레트 2세(Senusret II: 통치 1897–1878 BCE) 때 네게브 지역과 사막의 동쪽의 방대한 지역을 관리하던 지방 행정 장관 크눔호텝 2세 (Khnumhotep II) 의 묘실(BH3: Beni Hasan tomb no.3)이 있습니다. 묘실의 넓은 방은 크눔호텝 2세의 치적들과 그가 얼마나 이집트에서 유력한 사람인지를 장황하게 글과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아무(Aamu)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행렬의 그림입니다. 이 행렬에는 이집트 사람들과는 복장도 다르고 머리 모양도 완전히 다른 일곱명의 남자와 네 명의 여자, 그리고 3명의 어린이들이 당나귀 두마리와 바위 염소(Gazelle)두 마리가 있습니다. 이 행렬 맨 앞에는 이들을 크눔호텝 2세에게로 데리고 가는 이집트 관리 두 명이 있어서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이 분명하게 대조되어 있습니다. 그 위로는 이집트 상형문자로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검은색 눈화장 안료(mesdemet)를 가져오기 위해서 방문하다: 그는 서른 일곱명의 아무를 데리고 왔다.”
이 아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마다 조금씩 의견이 다르지만, 모든 의견들을 종합해 보건데 요단 강너머 모압과 암몬 지역을 포함하여 가나안을 비롯한 지중해 동편 시리아에 이르기까지의 해안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벽화에는 친절하게도 아무들을 이끌고 온 지도자의 이름이 쓰여 있는데, 그 이름은 “아비샤리에(아비샤르)”라는 전형적인 셈어족(히브리어가 셈족 언어임)의 이름입니다. 그러니 아브라함을 포함하여 가나안 지역을 기준으로 위 아래의 방대한 지역에 살던 셈족들이 아무들이 되겠네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입은 옷을 보면, 모두가 한쪽 어깨가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옷에 새겨진 문양도 기하학적이고 화려하지요. 이런 옷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의 일상적인 옷의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럼 크눔호텝 2세의 묘실 벽화를 근거로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나안에 살던 아브라함의 머리 모양은 이집트 사람과는 달리 턱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둥글게 깎았으며,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받아서 한쪽 어깨가 드러난 긴 옷을 입었다.”
자, 그렇다면, 미니시리즈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이삭의 옷은 고고학의 고증에 근거하자면, 시대를 제대로 반영한 옷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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